HBC Red Core (renovation)

해방촌의 붉은 코어

해방촌 언덕, 세 갈래의 좁은 골목이 교차하는 모서리에 자리한 부채꼴 소형 필지. 1980년대 말에 지어진 붉은 벽돌의 낡은 다가구주택은, 주거 시절 프라이버시를 위해 도시를 향해 닫혀있었습니다. 이 리노베이션은 닫혀있던 입면을 골목으로 활짝 열어주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경사지의 단차를 활용해 여러 레벨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기존 건물 위로 한 개 층을 수직, 수평으로 증축하여 도시의 풍경을 담아내는 새로운 상업시설로 계획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붉은 코어'라 불릴 수 있는 외부의 나선형 계단입니다. 협소한 비정형 대지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직 동선을 과감히 밖으로 빼내, 건물 전체를 감싸고 오르도록 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동선을 넘어, 닫혀있던 주택이 활기찬 상업 공간으로 재탄생했음을 알리는 강력한 '조형적 랜드마크'가 됩니다. 골목의 흐름을 옥상까지 수직으로 연결하는 이 계단은, 방문객에게 도시의 풍경을 점진적으로 받아들이는 특별한 '시퀀스(Sequence)'를 제공합니다.

내부 공간은 기존 주택의 내벽을 철거하고 철골로 보강하여, 임대 면적을 최대한 확보한 하나의 큰 공간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건물의 기억을 보존하는 장치를 더했습니다. 해체 과정에서 회수된 기존의 붉은 벽돌은 신설되는 외벽의 일부가 되었고, 과거 2층에서 쓰였던 정방형 목재 패널은 수평 증축부 하부 천장에 재배치되었습니다. 이처럼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기단(基壇)' 위로, 남산을 향해 시선이 열린 투명한 상층부 '전망대'가 더해지며, 낡은 주택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활기찬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해방촌 근린생활시설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유형: 증축 및 대수선 (용도변경 포함)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용산2가동
대지면적: 80.3㎡
용도: 근린생활시설
규모: 지상3층, 지하1층
건축면적: 41.42㎡
연면적: 153.72㎡
건폐율: 51.83%
용적률: 148.27%

designed by TEXOD & n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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